'로컬푸드 1조 시대가 만드는 행복!'_농업인신문_2026.06.26
관리자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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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경 농식품산지유통연구원장
초로의 한 여성 농업인이 풋고추를 작은 봉지에 담아 천 원짜리 가격표를 붙이며 환하게 웃고 계셨다.“무엇이 그렇게 좋으세요?”무심코 건넨 질문에 뜻밖의 이야기가 돌아왔다.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귀농했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우울증을 앓았고, 병원을 오가며 약으로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다시 서울로 돌아갈 생각까지 했던 어느 날, 로컬푸드직매장을 만났다. 직접 심고, 수확한 농산물을 정성껏 포장해 가격을 매기고 진열해 두면, 누군가 그것을 기쁘게 사 가는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내가 아직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했다.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약에 의지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셨다.필자가 로컬푸드직매장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 스스로도 확신이 서지 않아 찾았던 여수의 한 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 들은 이야기다. 그 날 소포장실에서 만난 그 농업인의 미소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로컬푸드의 가치는 농산물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농업인은 안정적인 판로를 얻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만난다. 지역은 생산과 소비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우리나라에 로컬푸드직매장이 도입 된지도 약 14년 정도가 되었고, 현재 로컬푸드직매장 판매액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외에도 가공식품, 생활필수품 등도 판매하며 소비자의 발길을 끌고 있다. 그 동안 전국 곳곳에 직매장이 문을 열었고,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문화도 빠르게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수많은 중소농에게 새로운 판로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로컬푸드는 우리 농업의 의미 있는 정책으로 평가받을 만하다.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우리나라 연간 총 판매액은 일본 직매소 판매액의 10%에도 미치지 못해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직매장을 만드는 것도 필요는 하지만, 더 좋은 직매장을 만드는 일이다. 운영 원칙을 잘 지켜, 로컬푸드의 가치를 함께 키워가는 일이다.로컬푸드직매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업인이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농업인이 희망을 잃으면 로컬푸드는 지속될 수 없다. 결국 좋은 직매장은 농업인이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곳이어야 한다.이를 위해 농업인도 변화해야 한다.이제는 혼자 잘 생산하는 농업인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생산자조직 구성하여 기획생산에 참여하고, 품질과 안전성을 함께 관리하며, 부족한 품목은 서로 채우고 출하시기를 조정하는 협력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역할도 결코 작지 않다.로컬푸드를 선택하는 일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지역농업을 선택하는 일이다. 제철 농산물을 먼저 찾고, 생산자의 이름을 믿으며,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우선 구매하는 작은 실천이 지역농업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소비자의 신뢰는 로컬푸드직매장을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로컬푸드는 유통단계와 비용, 탄소배출을 줄이고 신선함 그 자체를 소비자 식탁에 제공하는 마술이다직매장을 운영하는 주체에게는 더욱 큰 책임이 있다.직매장은 생산자조직을 활성화하고, 기획생산체계를 구축하며, 품질관리와 교육을 통해 농업인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 또한 판매와 정산, 마케팅이 하나의 체계로 운영될 때 직매장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운영의 중심에는 언제나 농업인이 있어야 한다.우리 로컬푸드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처음 로컬푸드를 시작했던 마음을 다시 돌아볼 때이다. 생산자는 협력을, 소비자는 신뢰를, 운영주체는 책임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로컬푸드의 가치는 그 안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실천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정부에서도 로컬푸드생산자를 조직화하여 연중생산체계를 갖추는 고단한 일정을 정책으로 든든하게 지원하여 성공하는 직매장을 만드는 일에 손은 보태면 좋을 것 같다.로컬푸드는 단순한 직거래 방식이 아니라 우리 농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의미있는 농산물유통전략이다.로컬푸드직매장은 농업인의 땀을 존중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소중히 여기며, 운영주체가 그 가치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좋은 직매장으로 오래 사랑받을 수 있다농업인이 행복할 수 있는 직매장을 만드는 일, 소비자가 다시 찾고 싶은 직매장을 만드는 일, 그리고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직매장을 만드는 일. 그것이 로컬푸드가 우리 사회에 남겨야 할 가장 아름다운 가치이며, 우리가 함께 지켜가야 할 미래이다.출처 : 농업인신문(https://www.nongupin.co.kr)